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Vrouwen Wooncollectief 55+, 경제와 생활을 결합한 여성 노후 공동체
Vrouwen Wooncollectief 55+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운영되는 55세 이상 여성 전용 공동 주거 단지로, 노후 생활과 경제 활동을 결합한 독특한 모델이다. 이곳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입주자들이 자신의 기술과 재능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네덜란드 특유의 복지 시스템과 창의적인 커뮤니티 운영이 결합된 이 사례는 한국의 여성 노후 공동체 모델 발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Vrouwen Wooncollectief 55+의 탄생 배경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공동 주거(cohousing) 문화가 발달한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여성 전용 노후 공동체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2015년, 몇몇 은퇴 여성 예술가와 장인들이 함께 모여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성 시니어 주거 모델’을 구상했다. 그 결과 암스테르담 시와 비영리 주거협동조합의 지원으로 Vrouwen Wooncollectief 55+가 탄생했다.
입주 조건과 주거 구조
입주 조건은 55세 이상 여성으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며, 공동체 활동과 경제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현재 18세대 규모로, 각 세대는 50~70㎡ 크기의 아파트형 구조를 갖췄다. 모든 세대는 개인 주방과 욕실이 있으며, 공용 공간에는 대형 작업실, 전시 공간, 카페형 라운지, 게스트룸, 공동 세탁실이 있다. 월 임대료는 평균 850유로(약 124만 원)로, 암스테르담 평균보다 저렴한 편이다.
운영 방식
운영은 입주자 협동조합이 담당하며, 시 정부와 주거협동조합이 일부 지원한다. 입주자 전원이 월 회의에 참여해 예산, 시설 유지보수, 프로그램 계획을 결정한다. 특히 경제 활동 관련 프로그램은 입주자 개개인의 전문성을 살려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예를 들어 수공예품 제작, 그림 판매, 요리 강좌, 네덜란드 전통 자수 수업 등이 있다.
공동체 활동과 경제 모델
이 공동체의 특징은 ‘경제와 공동체의 결합’이다. 매주 열리는 오픈마켓에서는 입주자들이 만든 수공예품, 베이킹 제품, 예술 작품을 판매한다. 이를 통해 공동체 기금을 마련하고, 일부 수익은 입주자 개인 소득으로 돌아간다. 또한 정기적으로 열리는 워크숍과 클래스는 외부인도 참여할 수 있어 지역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한다. 겨울철에는 운하 뷰를 감상하며 열리는 ‘윈터 마켓’이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재정 구조와 지원 제도
Vrouwen Wooncollectief 55+는 암스테르담 시의 주거 지원 정책 덕분에 가능했다. 시 정부는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초기 건설비 일부를 지원했다. 나머지는 주거협동조합과 입주자의 출자로 충당했다. 또한 공동체 경제 활동을 통한 수익은 운영비 일부를 충당하는 데 사용되며, 이를 통해 임대료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다.
입주자의 경험
입주자들은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연결’ 두 가지 모두를 이 공동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한 입주자는 “예술가로서 은퇴 후에도 내 작품을 판매할 수 있고, 동시에 친구들과 함께 살 수 있어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경제 활동이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고, 매일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이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
첫째, 경제 활동을 결합한 노후 공동체 모델의 필요성이다. 단순히 주거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가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지자체와 비영리 단체의 협력이 중요하다. 부지 제공, 초기 건설비 지원, 운영비 일부 보조 등이 안정적인 공동체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지역 사회와의 연결 강화다. 외부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외부 자원을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다.
나오는 글
Vrouwen Wooncollectief 55+는 공동의 주거 공간을 넘어, 여성들이 노후에도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네덜란드의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복지 기반은 한국의 여성 노후 공동체 모델 개발에 큰 영감을 줄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독일 베를린의 Beginenhof 공동체를 살펴보며, 역사적 배경과 현대적 주거 모델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