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인가구 노후 공동체

일본 도쿄의 Setagaya Women’s Share House, 도시형 여성 노후 공동체의 실험

영원히 스무살 2025. 8. 31. 17:00

일본 도쿄의 Setagaya Women’s Share House, 도시형 여성 노후 공동체의 실험

 

Setagaya Women’s Share House는 일본 도쿄 세타가야 구에 위치한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로, 특히 50세 이상 중장년 여성을 위한 새로운 주거 모델로 주목받는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일본 사회에서, 이 공동체는 도시 속에서 안전성과 사회적 유대를 동시에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본문에서는 Setagaya Women’s Share House의 설립 배경, 주거 구조, 생활 방식, 입주자의 경험, 운영 원칙, 그리고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설립 배경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나라 중 하나다. 특히 여성은 평균 수명이 길어, 배우자 사별 후 홀로 남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본 여성 65세 이상 인구의 30% 이상이 1인 가구로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경제적·심리적 불안에 직면해 있다. 세타가야 구는 도쿄에서도 1인 가구 고령 여성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지방정부와 민간 주택 개발사가 협력해 2018년 Setagaya Women’s Share House를 개소했다. 이곳은 “여성끼리 안전하고 따뜻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라는 목표 아래 설계됐다.

주거 구조와 시설

Setagaya Women’s Share House는 총 20세대 규모로, 각 세대는 20~35㎡ 크기의 원룸형 구조다. 개인 공간에는 작은 주방과 욕실이 있으며, 일부 세대는 발코니를 갖추고 있다. 공용 공간은 일본 전통과 현대적 디자인이 결합된 구조로, 다다미 방 스타일의 공동 라운지, 대형 주방, 다이닝룸, 세탁실, 소규모 도서관, 그리고 작은 일본식 정원이 있다. 월 임대료는 평균 80,000엔(약 70만 원)으로, 도쿄 평균 원룸 임대료 대비 저렴한 편이다.

운영 방식

이 셰어하우스는 입주자 자치회가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매월 회의가 열려 청소와 유지보수, 공동 식사, 생활 규칙 등을 논의한다. 운영 원칙은 ‘안전, 교류, 자율성’이다. 공동 식사는 주 2회 진행되며, 돌아가면서 요리를 맡는다. 또한 입주자들이 자율적으로 취미 모임을 조직한다. 예를 들어, 서예 모임, 요가 클래스, 영화 감상회가 꾸준히 운영된다.

공동체 활동과 돌봄 체계

Setagaya Women’s Share House는 단순한 주거를 넘어, 여성들의 돌봄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입주자들은 서로의 건강을 살피고, 필요 시 병원 동행이나 생활 지원을 제공한다. 지방정부와 협력해 간호사와 심리 상담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 검진과 상담을 제공한다. 이는 일본 고령 여성들의 고독사 문제를 예방하는 중요한 장치가 되고 있다.

입주자의 경험

입주자들은 가장 큰 장점으로 ‘안전감’과 ‘고립 해소’를 꼽는다. 한 입주자는 “혼자 살면 불안했는데, 이곳에서는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 집세 부담 없이 친구들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식 전통 공간을 공유하면서도 현대적 편의시설을 갖춘 점이 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정원 가꾸기와 다도 모임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활동이다.

재정 구조와 지원

Setagaya Women’s Share House는 초기 건설비 일부를 도쿄 시 정부와 세타가야 구청에서 지원받았다. 나머지는 민간 주택 개발사와 입주자의 보증금으로 충당됐다. 임대료 수익은 운영비와 유지보수에 쓰이며, 일부 프로그램은 구청의 보조금으로 지원된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

첫째, 도시형 여성 노후 공동체의 필요성이다. 한국 대도시에서도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안전성과 유대를 동시에 제공하는 셰어하우스 모델이 필요하다. 둘째, 지방정부와 민간 협력 구조다. 일본처럼 공공과 민간이 함께 운영해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돌봄 네트워크의 제도화다. 여성 입주자 간의 상호 돌봄 체계는 고독사 예방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오는 글

Setagaya Women’s Share House는 도시형 여성 노후 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안전성과 유대, 자율성과 돌봄이 결합된 이 모델은 한국 대도시에서도 충분히 재현 가능하다. 다음 글에서는 호주 멜버른의 Murundaka Cohousing을 살펴보며, 다세대 공동체와 여성 친화적 운영 모델을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