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의 Driftwood Village, 자연 속에서 자립과 유대를 찾는 여성 노후 공동체
Driftwood Village는 캐나다 밴쿠버 인근에 위치한 55세 이상 여성 전용 노후 공동체로, 태평양 연안의 푸른 자연과 친환경 건축이 어우러진 주거 모델이다. 이곳은 은퇴 후에도 경제적 자립과 심리적 안정, 사회적 유대를 동시에 추구하는 여성들을 위해 설계되었다. 본문에서는 Driftwood Village의 설립 배경, 주거 구조, 운영 방식, 생활 모습, 입주자의 경험, 그리고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Driftwood Village의 탄생 배경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주거 비용이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다. 특히 단독 생활을 원하는 은퇴 여성들에게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주거 공간은 절실했다. 2010년대 초, 밴쿠버 여성 주거 네트워크와 지역 비영리 단체가 협력해 ‘여성 전용 친환경 공동체’를 구상했다. Driftwood Village는 이 계획의 결과물로, 2016년 완공되었다. 이름은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유목(Driftwood)처럼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여성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모습을 상징한다.
주거 구조와 생활 환경
Driftwood Village는 총 25세대 규모로, 각 세대는 50~80㎡ 크기의 독립형 주택 또는 타운하우스 형태다. 모든 주택은 개인 주방과 욕실, 작은 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공용 공간에는 대형 공동 부엌, 다목적 라운지, 피트니스룸,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유기농 채소밭이 있다. 건물은 목재와 재활용 자재로 지어졌으며, 태양광 패널과 빗물 수집 시스템, 지열 난방이 적용돼 관리비 절감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실현한다. 월 임대료는 평균 1,250캐나다 달러(약 121만 원)이며, 일부 세대는 보조금 지원으로 800캐나다 달러(약 77만 원)까지 낮아진다.
운영 방식
이 공동체는 입주자 협동조합이 직접 운영한다. 모든 입주자는 월 1회 열리는 운영회의에 참석해 예산, 유지보수, 공동 프로그램을 논의한다. 주요 운영 원칙은 ‘자율 참여’와 ‘공유 책임’이다. 정원 관리, 공동 부엌 운영, 행사 준비 등은 자원봉사 방식으로 진행되며, 강제성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입주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동체 결속이 강하다.
공동체 활동
Driftwood Village의 활동은 자연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봄과 여름에는 공동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가을에는 수확 축제가 열린다.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요리 교실, 공예 워크숍, 영화 상영회, 독서 모임이 진행된다. 인근 산과 해안으로의 하이킹, 카약, 자전거 타기 등 야외 활동도 활발하다.
또한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위해 매년 ‘오픈 가든 데이’를 개최해 외부 방문객에게 공동체와 친환경 생활 방식을 소개한다.
재정 구조와 지원
Driftwood Village는 초기 건설비 일부를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의 ‘Co-operative Housing Development Program’에서 지원받았다. 나머지는 입주자의 초기 출자금과 장기 저리 대출로 충당했다. 저소득층 여성을 위한 세대에는 주거 보조금이 지급되며, 일부 운영비는 유기농 채소 판매와 외부 행사 수익으로 보전된다.
입주자의 경험
입주자들은 가장 큰 장점으로 ‘자연 속에서의 삶’과 ‘안전한 여성 전용 공간’을 꼽는다. 한 입주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새소리와 산 풍경이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혼자 사는 자유와, 이웃이 있다는 안정감을 동시에 누린다”고 전했다.
특히 공동 텃밭과 요리 모임은 서로의 건강과 식습관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
첫째, 친환경 설계와 공동체 생활의 결합이다. 한국에서도 고령 여성 공동체 설계 시 에너지 절감과 자연 친화성을 고려한 건축이 필요하다. 둘째, 경제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구조다. 보조금 세대와 일반 세대를 혼합해 다양한 소득 수준의 여성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역 사회와의 개방성이다. Driftwood Village처럼 외부 행사와 교류를 통해 공동체가 지역과 단절되지 않고 상호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다.
나오는 글
Driftwood Village는 자연 속에서 자립과 유대를 동시에 추구하는 여성 노후 공동체의 좋은 예다. 친환경 건축, 자율적 운영, 지역 사회와의 연결은 한국형 여성 공동체 설계에도 참고할 만한 요소다. 다음 글에서는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Cascadia Commons를 살펴보며, 도시형 여성 노후 공동체의 특징과 운영 방식을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