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eefeld Cohousing은 독일 베를린 슈프레 강변에 위치한 협동조합 기반 공동 주거 단지로, 2014년 완공된 이후 도시 재생과 지속가능한 공동체 모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이 함께 살고 있지만, 특히 55세 이상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동체 운영 기여가 두드러진다. 이 글에서는 Spreefeld Cohousing의 탄생 배경, 건축 구조, 생활 방식, 운영 원칙, 그리고 한국 여성 노후 공동체 모델에 주는 시사점을 분석한다.
Spreefeld Cohousing의 탄생 배경
베를린은 1990년대 이후 급격한 젠트리피케이션과 임대료 상승으로 주거 불안정 문제가 심각해졌다. 특히 고령 여성이나 예술가, 저소득층은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건축가, 예술가, 주거 운동가들이 모여 “강변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공동 주거로 돌려주자”는 취지로 Spreefeld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베를린 시 정부는 공공 토지를 장기 임대해 제공했고, 비영리 협동조합이 건설과 운영을 맡아 2014년 첫 입주가 시작되었다.
주거 구조와 생활 공간
Spreefeld Cohousing은 세 개의 현대식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65세대가 거주한다. 각 세대는 45~120㎡ 크기의 아파트로, 개인 주방과 욕실을 갖췄다.
공용 공간은 이 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으로, 대형 공동 주방, 다목적 라운지, 세미나실, 공동 작업실, 예술 스튜디오, 커뮤니티 카페, 공동 세탁실, 그리고 강변 정원이 있다. 외부인을 위한 게스트룸과 워크숍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입주자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도 활발히 연결된다.
월 임대료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평균 900유로(약 131만 원) 수준이다. 일부 사회주택 세대는 600유로(약 87만 원) 이하로 거주 가능하다.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Spreefeld는 입주자 협동조합이 운영하며,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은 합의(consensus)로 이루어진다. 매월 전체 회의가 열리며, 예산, 시설 유지보수, 공동체 프로그램, 외부 단체 협력 여부 등을 논의한다. 입주자는 최소 연간 40시간 이상의 공동체 활동 참여가 요구된다. 활동은 청소, 정원 관리, 공동 식사 준비, 예술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하다.
운영 철학은 “도시에 살면서도 마을처럼 연결된 삶”이며, 개인의 독립성과 공동체 유대 사이의 균형을 강조한다.
공동체 활동
Spreefeld Cohousing의 활동은 문화적·사회적 성격이 강하다. 매주 금요일에는 공동 식사가 열리고, 매월 예술 전시회, 영화 상영, 강연회가 개최된다. 일부 입주자는 사회운동 단체와 협력해 여성 인권, 환경 문제, 이주민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강변 정원은 주민과 함께 가꾸며, 계절별 플리마켓과 음악 축제도 열린다.
특히 55세 이상 여성 입주자들은 요가 클래스, 건강 워크숍, 수공예 모임 등을 주도하며 공동체의 생활 리듬을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한다.
재정 구조와 지원
초기 건설비는 약 2,000만 유로(한화 약 291억 원)로, 입주자의 출자금, 은행 대출, 베를린 시 정부 보조금, 유럽연합 친환경 건축 기금이 결합됐다. 임대료는 운영비와 대출 상환금에 따라 산정되며, 저소득층 여성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을 수용하기 위해 사회주택 제도가 적용된다. 운영비는 월세, 외부 행사 수익, 예술 프로그램 지원금으로 충당된다.
입주자의 경험
입주자들은 Spreefeld의 장점으로 “도심 속 안전하고 창의적인 생활”을 꼽는다. 한 여성 입주자는 “혼자 살 때는 외로웠지만, 여기서는 항상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예술과 자연, 사회적 활동이 모두 있는 이곳에서 나이 들어가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들은 서로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며, 세대 간 지혜를 나누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
첫째, 도시 재생과 여성 노후 공동체의 결합 가능성이다. 한국의 도심 속 노후 공동체도 버려진 부지나 공공 건물을 활용해 재생 프로젝트와 연결할 수 있다. 둘째, 다양한 계층 수용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임대료를 차등화해 경제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셋째, 문화와 사회적 활동의 중심성이다. 단순히 거주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예술, 교육, 사회 참여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적극적 참여 보장이 중요하다. Spreefeld에서 여성들은 공동체 운영과 프로그램 기획의 주도적 역할을 하며, 이는 노후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나오는 글
Spreefeld Cohousing은 도시 한가운데에서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여성 노후의 안정을 동시에 실현한 사례다. 한국에서도 도시 재생과 결합한 여성 공동체 모델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다음 글에서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Dyssekilde Eco-Village를 살펴보며, 생태 마을과 노후 공동체가 결합한 형태의 가능성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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