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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인가구 노후 공동체

프랑스 리옹의 Les Chouettes, 친환경 주거와 공동 돌봄이 결합된 여성 친화형 노후 공동체

by 영원히 스무살 2025. 8. 27.

Les Chouettes는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친환경 코하우징 단지로,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노후에도 안전하고 따뜻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동체다.

프랑스 리옹의 Les Chouettes, 친환경 주거와 공동 돌봄이 결합된 여성 친화형 노후 공동체

이곳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공동 돌봄과 친환경 생활 방식을 결합한 모델로 주목받는다. 본문에서는 Les Chouettes의 설립 배경, 주거 구조, 생활 방식, 여성 입주자의 경험, 운영 원칙, 그리고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Les Chouettes의 탄생 배경

프랑스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65세 이상 인구의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 문제가 주요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여성은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노년기에 홀로 남는 경우가 많다. 리옹은 고령 여성 인구 비율이 높은 도시 중 하나로, 지방정부와 비영리 단체는 여성들이 안전하고 돌봄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 주거 모델을 필요로 했다. 그 결과 2017년, 사회주택 협회와 입주자 협동조합의 협력으로 Les Chouettes가 완공되었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부엉이들’을 뜻하며, 지혜와 돌봄을 상징한다.

주거 구조와 친환경 건축

Les Chouettes는 총 22세대 규모로, 각 세대는 45~80㎡ 크기의 아파트형 구조다. 모든 주택은 독립 주방과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발코니와 큰 창을 통해 자연 채광을 최대화했다. 건물은 목재와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 지어졌으며,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과 옥상 정원이 설치돼 있다.


공용 공간에는 대형 공동 주방, 다이닝룸, 라운지, 공동 세탁실, 다목적실, 그리고 작은 정원이 있다. 월 임대료는 평균 750유로(약 110만 원)로, 프랑스 대도시 평균보다 낮게 책정됐다. 일부 저소득층 여성은 지방정부의 주거 보조금을 통해 500유로(약 73만 원) 이하로 거주할 수 있다.

운영 방식과 공동체 원칙

Les Chouettes의 운영은 입주자 협동조합이 맡으며, 사회주택 협회가 건물 유지와 재정 지원을 담당한다. 모든 입주자는 매월 열리는 회의에 참여해 예산과 프로그램을 논의한다. 운영 원칙은 ‘자율 참여, 공동 돌봄, 친환경 생활’이다. 공동 식사는 주 2회 열리며, 각자 돌아가면서 요리를 담당한다. 또한 정원 관리, 청소, 공동 프로그램 운영은 자원봉사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공동체 활동과 돌봄 체계

Les Chouettes는 돌봄과 교류를 중심에 둔 공동체다. 입주 여성들은 서로의 건강과 생활을 돌보며, 필요할 경우 일상적인 간병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입주자 중 일부는 간호사나 사회복지사 출신으로, 기본적인 응급 대처와 상담을 맡는다. 또한 외부의 돌봄 서비스 기관과 협약을 맺어 전문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공동체 활동으로는 요리 수업, 예술 워크숍, 음악회, 영화 상영회, 독서 모임, 정원 가꾸기 등이 있다. 특히 ‘부엉이의 밤’이라 불리는 월 1회 문화의 밤 행사에서는 지역 주민도 초대해 공연과 토론을 나눈다.

재정 구조와 지원 제도

Les Chouettes의 초기 건설비는 약 500만 유로(한화 약 72억 원)로, 사회주택 협회 자금, 지방정부 보조금, 유럽연합(EU) 친환경 건축 기금이 결합돼 마련됐다. 임대료 수익과 정부 지원금은 건물 유지와 운영비에 쓰인다. 또한 공동체는 매년 소규모 플리마켓과 문화 행사 수익을 운영비에 보탠다.

입주자의 경험

입주 여성들은 가장 큰 장점으로 ‘고립감의 해소’와 ‘심리적 안정’을 꼽는다. 한 입주자는 “남편을 잃고 혼자 살던 시절에는 외로움이 컸지만, 이곳에 와서는 늘 누군가와 식사를 하고 대화할 수 있어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건물 설계부터 생활 규칙까지 우리가 함께 정했기 때문에 주인의식이 크다”고 강조했다.


돌봄 체계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입주자들은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이웃의 도움으로 간단한 간호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응급 상황 시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

첫째, 공동 돌봄 시스템의 도입이다. 한국에서도 여성 노후 공동체에 서로 돌봄 기능을 결합하면 고독사와 요양 시설 의존을 줄일 수 있다. 둘째, 공공 지원과 민간 협력의 결합이다. 프랑스처럼 사회주택 협회와 지방정부가 함께 지원해야 안정적인 공동체 운영이 가능하다. 셋째, 친환경 건축의 중요성이다. 한국의 고령자 주거 설계에서도 에너지 절감과 자연 친화성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입주자의 자율성과 주도성 보장이 필요하다. Les Chouettes는 입주자가 운영과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해 공동체 유지력을 높이고 있다.

나오는 글

Les Chouettes는 친환경 주거와 공동 돌봄이 결합된 여성 친화형 노후 공동체의 대표 사례다. 고립을 해소하고, 돌봄과 유대를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실천하는 이 모델은 한국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다음 글에서는 캐나다 토론토의 Harbourside Cohousing을 살펴보며, 도시형 친환경 공동체의 또 다른 가능성을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