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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인가구 노후 공동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La Borda, 협동조합형 주거에서 찾는 여성 노후 공동체의 길

by 영원히 스무살 2025. 9. 3.

La Borda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협동조합형 코하우징 단지로,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주목받는 공동체 중 하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La Borda, 협동조합형 주거에서 찾는 여성 노후 공동체의 길

친환경 건축, 저렴한 주거 비용, 주민 자치를 결합한 이 모델은 특히 여성 노년층의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주거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본문에서는 La Borda의 설립 배경, 주거 구조, 운영 방식, 여성 입주자의 생활 경험, 그리고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La Borda의 설립 배경

바르셀로나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저소득층과 노년층의 주거 불안정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건축가와 시민운동가, 주거 협동조합이 힘을 모아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안했다. 목표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결과 2018년 완공된 La Borda는 유럽 최초의 대규모 주민 주도형 목조 건물 코하우징 단지로 탄생했다. 이름 ‘La Borda’는 스페인어로 ‘헛간’을 뜻하며, 공동체적이고 소박한 생활 철학을 담고 있다.

주거 구조와 친환경 건축

La Borda는 총 28세대 규모로, 각 세대는 40~70㎡ 크기의 아파트형 구조다. 모든 주택은 개인 주방과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발코니와 공용 테라스를 통해 햇빛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설계됐다. 건물은 목재를 주 자재로 사용했으며, 이는 바르셀로나 최초의 대형 목조건축물로 기록됐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태양광 패널과 빗물 재활용 시스템이 도입됐으며, 건물 중앙에는 자연 환기와 채광을 돕는 아트리움이 있다. 공용 공간은 대형 공동 주방, 다이닝룸, 라운지, 다목적실, 공동 세탁실, 그리고 옥상 정원으로 구성된다. 월 임대료는 평균 450유로(약 65만 원)로, 바르셀로나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운영 방식과 협동조합 구조

La Borda는 철저히 협동조합 구조로 운영된다. 모든 입주자는 협동조합의 조합원이자 운영 주체로, 주요 의사결정은 전체 회의에서 합의(consensus)로 이뤄진다. 운영 원칙은 ‘비영리, 자율, 연대’다. 모든 입주자는 공동체 유지와 프로그램 운영에 일정 시간을 투여해야 하며, 이는 청소, 정원 관리, 공동 식사 준비,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La Borda는 공공·민간·시민 협력의 대표적 사례다. 바르셀로나 시는 공공 토지를 75년 장기 임대로 제공했고, 건설비 일부는 주민 출자금과 협동조합 대출로 충당됐다.

여성 입주자의 생활 경험

La Borda는 여성 노년층에게 중요한 대안 공간이 되고 있다. 한 여성 입주자는 “이곳에서는 혼자 살지 않으면서도 내 삶의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집세 걱정이 줄어들고, 매일 이웃과 교류하면서 고립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들은 공동체의 생활 리듬을 주도한다. 요리 교실, 건강 관리 프로그램, 문화 행사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서로의 돌봄을 실천한다. 예를 들어, 병원 동행이나 응급 상황 지원 같은 작은 돌봄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있다.

공동체 활동

La Borda에서는 매주 공동 저녁 식사가 열리고, 매월 문화 행사와 워크숍이 진행된다. 음악회, 영화 상영, 예술 전시가 대표적이며, 외부 주민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환경 교육과 도시 농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사회와도 활발히 교류한다. 옥상 정원은 작은 농장처럼 운영되어 채소와 허브를 재배하고, 이를 공동 식사에 활용한다.

재정 구조와 지속 가능성

La Borda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주거 비용이다. 이는 공공 토지 장기 임대, 협동조합 대출, 입주자의 출자금이라는 세 축 덕분이다. 운영비는 임대료와 공동체 프로그램 수익으로 충당되며, 일부 문화 행사는 지방정부 보조금을 받는다.


이 구조 덕분에 La Borda는 주거 안정성과 공동체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특히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주거 대안이 되고 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

첫째, 협동조합 기반 여성 노후 공동체의 가능성이다. 한국에서도 주거 협동조합 모델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공 토지 장기 임대의 장점이다. 정부가 토지를 제공하고 주민이 운영하는 구조는 주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셋째, 목조건축과 친환경 설계의 중요성이다. 한국의 공동체 주거에서도 에너지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건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여성 주도의 운영 구조가 핵심이다. La Borda처럼 여성들이 공동체 운영의 중심이 될 때, 노후 생활의 안정성과 활력이 높아진다.

나오는 글

La Borda는 협동조합형 코하우징의 성공 사례로, 여성 노후 공동체가 어떻게 경제적 안정성과 사회적 유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공공과 시민이 협력하는 구조를 통해 유사한 모델을 도입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미국 위스콘신의 Elderberry Cohousing을 살펴보며, 공동체와 농촌 생활이 결합된 새로운 가능성을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