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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인가구 노후 공동체

50세 이상 여성만을 위한 주거 혁신, 영국 New Ground Cohousing의 모든 것

by 영원히 스무살 2025. 8. 6.

영국 런던 바넷에 위치한 New Ground Cohousing은 50세 이상 여성만을 위한 세계 최초의 시니어 코하우징 단지 중 하나다. 이곳은 입주자 협동조합이 직접 운영하며, 자율성과 공동체성을 결합한 새로운 주거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국가 지원과 협동조합 운영이 어떻게 결합되어 여성 노후 주거의 안정성을 높였는지, 그리고 한국이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는지를 상세히 살펴본다.

50세 이상 여성만을 위한 주거 혁신, 영국 New Ground Cohousing의 모든 것

New Ground Cohousing의 탄생 배경

New Ground Cohousing은 1998년, OWCH(Older Women’s CoHousing) 그룹이 모여 시작한 프로젝트다. 초기 목표는 ‘나이 들어도 여성들이 안전하고 독립적인 환경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영국에서 여성 전용 시니어 공동주거는 당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부지를 확보하고 자금을 마련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2016년, 런던 북부 바넷(Barnet)에 25세대 규모의 공동체가 완공되었다.

입주 조건과 주거 구조

New Ground는 50세 이상 여성이면 입주 신청이 가능하다. 입주자는 크게 자가 소유형과 임대형으로 나뉜다. 임대형의 경우 월 임대료는 약 500~700파운드(한화 약 85만~119만 원)이며, 이는 런던 평균 시세보다 낮다. 각 세대는 독립형 아파트 구조로, 개인 주방과 욕실을 갖추고 있다. 공용 공간으로는 넓은 라운지, 대형 주방, 손님을 맞을 수 있는 게스트룸, 공동 정원 등이 있다.

운영 방식

이 공동체의 핵심은 입주자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매월 열리는 전체 회의에서 예산, 유지보수, 공동 활동 계획이 논의된다. 운영비는 모든 입주자가 균등 분담하며, 자원봉사 형태로 청소, 정원 관리, 공동 식사 준비 등에 참여한다. 이러한 자율 운영 구조 덕분에 공동체 결속력이 높아지고, 입주자들은 ‘내가 사는 집’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공동체 활동

New Ground에서는 입주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하다. 정기적인 공동 식사, 책 모임, 정원 가꾸기, 예술 활동, 여행 모임이 대표적이다. 특히 영국의 기후를 고려해 온실 재배를 하는 정원은 계절에 관계없이 입주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연결도 중요하게 여겨, 바넷 지역의 문화 행사에 참여하거나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기도 한다.

재정 구조와 지원 제도

이 공동체가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었다. 영국의 사회주택 공급기관 Hanover Housing Association이 프로젝트를 지원했고, 런던시와 바넷 구청이 부지 확보와 일부 건설 비용을 보조했다. 덕분에 초기 투자 비용이 크게 줄었고, 월세를 합리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임대형과 자가형을 혼합한 구조 덕분에 다양한 경제 상황의 여성이 함께 살 수 있다.

입주자의 목소리

영국 언론 The Guardian과 BBC에 따르면, New Ground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정서적 안정’과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혼자 살 때보다 건강 관리가 잘 되고, 응급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안심이 된다고 한다. 한 입주자는 “여기서는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이 배울 점

첫째, 국가 지원과 협동조합 운영의 결합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여성 노후 공동체가 확산되려면, 초기 부지 확보와 건설비용에 공공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둘째, 임대형과 자가형을 혼합한 모델은 다양한 소득층 여성을 수용할 수 있어 포용성이 높다. 셋째, 운영에 입주자가 직접 참여하는 구조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단순 거주자가 아닌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면, 유지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이 자발적으로 이어진다.

나오는 글

New Ground Cohousing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여성들이 나이 들어서도 존엄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정부와 민간, 그리고 입주자 스스로의 힘이 결합된 이 모델은 한국의 여성 노후 주거 문제 해결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다음 글에서는 영국 OWCH 공동체를 살펴보며, 같은 나라에서 어떻게 또 다른 여성 전용 노후 공동체가 자리 잡았는지를 비교해본다.